문장수 논설 실장
(공학박사, 기술사, 수필가)
이솝이야기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과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들을 연속하여 거짓말하는 유형의 이야기이다. 이솝은 2,500년 전 그리스 사모스 섬에서 태어난 노예였으나 재치 있고 똑똑하여 노예 신분에서 벗어났다고 알려져 있다.
이솝은 이야기를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 여러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우화를 많이 남겼는데, 이것을 가리켜 “이솝 우화”라 한다. 여기에 실려 있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다 17세기에 프랑스 시인 “라 퐁텐”이 정리하여 “이솝 우화”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래서 이를 재미있을 뿐더러 작품마다 기지가 넘쳐 명작의 필수 조건인 “재미와 교훈”을 제대로 갖춘 “서양 교훈 문학의 진수”라고 한다.
이솝 우화의〈양치기 소년〉은 목장과 관련한 대표적인 우화이다.
어느 산골마을에 양치기소년이 양에게 풀을 먹이기 위해 들판으로 나갔다. 하루 종일 들에서 지내다 보니 너무 심심하여 “늑대가 나타났다”고 장난을 치게 된다. “늑대가 왔어요! 양을 잡아 먹어요!”
마을 사람들은 놀라서 소년을 돕기 위해 달려왔지만 소년의 장난임을 알고 화를 내며 돌아간다. 몇 차례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정작 늑대가 왔을 때는 달려와 주지 않았다. 결국 양들은 늑대에게 다 잡혀먹고 만다는 너무 잘 알려진 이솝이야기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인 최순실, 두 사람의 변호인단이 “짜고 치는 화투처럼 죽이 맞다”고 들 한다. 이는 “최순실의 소리 지르기”, “최씨 변호인의 기자회견”, 박대통령의 인터넷방송과의 대담은 각자의 역할 분담을 하는 모양세라 하여 국격이 너무 떨어진다고들 한다.
최순실은 지난해 검찰에 처음 출석할 때는 “죽을죄를 지었다”며 울먹였다. 그러나 이제는 고개를 들고 억울하다고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고 악을 쓰고 소리 소리 질렀다.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단은 헌법재판소 변론에서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변호인단의 전원 사퇴 가능성까지도 시사했다 한다.
지난 세 차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민에게 깊이 사과한다.”며 머리 숙인 박 대통령은 탄핵반대 운동을 해 온 1인 인터넷 방송에 출연하여 “자신에 대한 탄핵 이유가 취약하다”며 “음모론”과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처절한 반성과 사죄를 해도 부족할 판에 “방귀 뀐 놈이 성질낸다.”고 하는 마치 대한민국의 법치 시스템을 부정하는 부질없는 몸부림이고 우롱하는 형국이라고 한다.
이럴만큼 떳떳하고, 억울하다면 헌법재판소에 출석해서 사실(fact)을 소명하고 특검에서 진실을 밝히면 될 일이다. 왜 변명만하고 거짓말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며, 지연작전 하듯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헌법 제1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민주주의란 모든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갖고, 그 권리를 자유롭고 평등하게 행사하는 것이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팩트라는 것쯤은 초등생들도 알고 있다. 국민의 80% 이상은 정치, 경제, 문체부, 교육부, 외교부까지 오염되었다고 인지하고 있다. 아무리 부정하고 속여도 이미 양파껍질처럼 밝혀지는 명약관화한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음모”라는 듣기에도 민망한 어처구니없는 일을 보는 것이 이 시대에 다시 써야 하는 이솝우화 같아 보인다.
농삿일에는 잡초와의 싸움이 있다. 부지런히 뽑아내지 않으면 농사일을 망치게 된다. 이와 같이 우리사회에서 지탄받아야 할 불의와 부정부패의 범법행위를 일삼는 범법자들을 척결해야만 사회시스템이 안전하다. 그래서 공공선을 국가와 사회의 목표로 쉬임없이 싸우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한다.
지금 한국 사회를 촛불과 태극기로 이분화 시키려는 무리들이 헌재와 특검을 뒤 흔들고 있다는 여론들이 많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속이 터진다. 그래서 속병으로 의료비가 늘어난다고들 한다. 이제는 우리의 자녀와 손주․손녀에게 들려줄 “양치기 소년”의 이솝이야기를 시대에 맞게 패러디하여 다시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