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태 (安元泰) 박사
한국국립공원진흥회 회장
안원태 박사는 광주 서중, 광주고, 서울대문리대, 국민대대학원(경제학박사). 한국일보 기자. 한국산업개발연구원 부원장. 한국경제사회연구원 원장. 국토환경연구원 원장을 역임하였다.
20대국회의 첫 정기국회에서 새 국회의장의 개회연설이 빌미가 되어 국회의장 그릇이 못 된다는 평가를 세상에 펼쳤고, 여당은, 못된 짓 욕하면서 배운다더니 야당의 단골이던 회의장 입구 앉아버티기와 의장실 쳐들어가기를 펼쳤다. 야당은 기어코 다수의 위세를 보여주며 소수당 때의 한풀이에다가 여당을 비아냥거려 우쭐대며 졸부의 양아치 꼴을 보였다.
국회의장은 삼부요인 중 협의와 화합을 이끄는 입법부의 책임자인데, 첫 정기국회 개원식에서, 구체적 사건을 대 놓고, 대통령 정상회의 중요과제에의 비판이란, 때와 장소와 경우 TPO가 전혀 부적절한 “할 필요 없는 얘기”, “쓸데없는 소리”로 ‘바늘이 떨어져 징 소리 나는 꼴’을 지으며 끝내 첫 개회의 사회봉을 부의장에게 넘기는 부끄러움을 사고도 “여당의 주장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사죄발언을 했다.
이 한심한 국회의장의 문제 발언 중 제일 먼저 들먹인 것이「민정수석」얘기였다. 어쨌거나 국회의장이 당선 첫 정기국회의 의장 개회사에서 이름까지 대놓고 지적하며 따졌으니 유명한 기록적사건이 되었다. 초선의원의 대 정부 정책질의 감이요, 기껏해야, 교섭단체대표 연설로도 분에 넘칠 일이 되는 것이었다. 그 민정수석은 참으로 오래도록 유명세를 톡톡히 쌓아 둔 셈이 되었다.
그러나 「민정수석」이란, 힘도 있어 보이지만, 인사서류를 방패로 대통령의 통치인력을 관리하는 자리여서 세도(勢道) 못지않게 내부 참모진이나, 제 딴엔 청와대에 줄이 있다는 유력자들 청탁과 관련된 원성도 많이 몰리는 곳이다. 검찰 경찰 정보기관들로부터 국정 전반의 정보, 세상물정도 듣고 판단하고, 때로 대비책도 마련해야하니 신경 곤두세워야 한다. 검찰 출신이 맡다보니 현직 검찰 채널과 핫라인도 필요 불가결이다. 가끔 뜻이 통하는 동기 후배 불러 세상 내정도 듣고 골 아픈 속내도 얘기 할 수 있다. 국민의 1%인 그들에게는 중요한 힐링의 수단이요 시간이다.
이 정무수석이 입 살에 오르기는 어느 검사장이, 비상장 주식을 상장하려는 수조 원 재산가 투자전문 지주회사회장인 친구 권유로, 바로 그 친구에게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서는 한 바퀴 굴려 30배쯤, 따 따불 대박을 터뜨렸다. 그 돈이나 주식은 뇌물이냐 아니냐? 사전 정보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갑작스런 재산 증가 사실이 민정수석실의 검사장 임명 검증과정에 걸리지 않았느냐?, 민정수석이 눈 감아 준 것 아니냐? 로 시비가 이어지며 단초가 움텄다. 그냥 지나는 얘기 같더니 갈수록 태산이 된 것은, 문제의 검사장이 민정수석 처가의 안 팔려 애태우던 땅을 팔아 줬다는 신문보도였다. 천억 넘는 땅을 상속 받아 수백억 원 상속세 내기 위해 팔려고 내놨더니, 중개업자들이 틀어쥐고 값 후려치기로 애 먹이던 땅을, 이 검사장의 친구인 바로 그 지주회사회장이 제값에 사줬다. 이건 분명히 민정수석의 압력이 작용한 결과다 로 만질수록 커지는 사건이 된 것이다.
대표적인 신문사가 속 들여다 보일만치 지면제약 없이 논설까지 펴가며 무슨 숙원이라도 풀겠다는 듯 꼼지락에서 머리받기까지 들여대기로 나서면서 정치적 논쟁 꺼리로 까지 커졌다. ‘수조원의 재산가‘ ’대박 터진 검사장‘ ’민정수석’ ‘천억 넘는 땅 상속’ ‘수백억 상속세’ 모두 1%들의 얘기다. 왜 변명이 없겠는가!
먼저, 세상에 민정수석의 이름을 번지게 한 처갓집 땅 매매사건의 변명이다. 이건 민정수석이 되기 훨씬 이전인 2011년으로 그가 부천지청장이나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때의 일이다. 마치 민정수석이란 권력 최 상층부 수사책임자로 있을 때에 생긴 일인 양 오해 할 수 있게 북 치고 장구 치고 한 셈이다.
후배인 검사장도 그땐 그냥 검사였다. 대학 사법연수원 검사 임관 모두 선 후배인 두 사람은 가깝게 지내다보니 허물없이 속내도 털어 놓기도 하는 사이가 되었겠다. 자주 만나고 하니 처가 집 땅 안 팔린다고 심난해하는 아내를 비롯한 장모와 처형 처제 등 여자뿐인 처가의 골 아픈 사정을 얘기 할 수 있다.
“제 친구가 사무실 빌딩 짓는다 했는데 알아볼까요.” 하고 “그래 그래주면 장모나 처가에 큰 공로가 되고 집사람에게 큰 소리 한번 칠 수 있지, 꼭 좀 팔아줘, 내가 소개비 톡톡히 받아 줄께” “저 복덕방 아닙니다. 그냥 술이나 한번 거하게 사주시고 예쁘게 봐 주세요. 헌데 그 친구 사줄지 오늘부터 밤잠 설치겠습니다.” 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그리고는 그 지주회사 회장인 재벌친구 만났겠지. “야 너 사무실 분당인가 새로 짓고, 강남에도 지어야겠다더니 땅은 샀냐? 내가 소개 할 땅이 있는데-” “야 너 부업으로 복덕방 차렸냐?” “헛소리 마! 내가 좋아하는 선배가 있는데, 딸부자에 땅 부잣집 사위야, 장인 죽자 상속세가 몇 백억 터졌데, 현찰은 없고 땅을 팔아야하는데 업자들이 꽉 짜고는 값을 후려친데- 장모는 네 딸 중 둘째인 이 선배 부인에게 하소연을 해대서 골 아픈가봐!” “그래서 네게 하명사건이 된 거냐? 그런 급박매물은 당연히 먹이 감이지!” “무슨 하명사건이냐! 내가 옆에서 보기에 안타깝고, 이럴 때 도움 주면 힘 될 날 있겠다 싶은 것뿐이야” “말 잘한다. 네가 지나는 말로 얘기 할 사람이냐-, 강남에 좋은 땅 있으면 좋지 검토 해 보마” “기왕이면 제값 챙겨줘라!” “야 나 아직 사겠단 말은 안했다” “못 사겠다 말도 안했잖아!” 그리고 한참 지나서 연락이 왔다. “야 그 강남 땅 사기로 했다.” “야 고맙다. 친구 덕 톡톡히 본다.” “너 나를「돈밖에 없는 놈」이지「돈밖에 모르는 놈」은 아니라 했잖아!” 이리 되었을 수도 있었지 않을까. 민정수석 되리란 생각 꿈에도 못한 때의 일이다.
다음, 의무경찰 입대한 그의 아들이 꽃보직을 받아 권력형 비리라는 소리가 났다. 민정수석이 제 자식 배치를 청탁, 압력 행사 했다면 비리가 아니라, 자격미달로 잘려야 한다. 기껏해야 이런 스토리일 거다. 물론 1%사회의 얘기다. 민정수석 이웃에는 사정담당 경찰인력이 배치되어 대통령 측근, 고위공직자, 이런저런 사람들의 동정관리 직무를 수행한다. 수석 아들의 의경 입대를 모른다면 모두 모가지 감이다. 이들이 의무경찰 지휘부에 “의경 관리 철저히! 왕따, 폭력 같은 것 절대 없도록!” 공식 경보를 내릴 수 있다.
눈치로 지능범도 잡는 경찰이다. 뭔가 있구나! 직감하고, 탐문(이것도 경찰의 특기)을 넣는다. 민정수석 아들이 의경에 갔단 것을 알게 된다. 김씨, 이씨, 박씨도 아니고 아주 희성이고 보니, 어느 소대에 배치되었느냐를 알아내는 데에는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발자국만으로도 범인을 찾아내는 경찰 아닌가? 그의 부대에는 특별 경보가 뜰 것은 당연하다. 내무반 생활까지 원칙을 준수케 한다. 고참들은 이 중에 범의 새끼가 있다고 눈치 챈다.
경찰 간부들은 이럴 때 잘못하면「괴롭히는 왕따」가 아니라「모시는 왕따」로 만드는 상황을 익히 알고 있기에 조치를 취한다. 상층부에 알리지도 않고 중간 간부가 자기책임으로 전속 시킨다. 만약의 경우 조직보호 측면도 있지만, 이 조처로 얻는 혜택을 100% 차지하려는 속셈도 있을 성싶다. 높은 사람의 당번병이나 운전병같은 자리다. 이 주변 근무 경찰들은 수련이 되어서 여기 오는 의경은 보통이 아니란 걸 서로 잘 알기에 인간적인 우정을 쌓는데 노력할 뿐 성가시게 하는 일은 없다. 그러니 이건 권력자의 직권남용이 아니라 “알아서 기었다”가 진상일 거다. 지시 할 것까지도 없는 사항인 것이다.
그 밖에 장인이 남의 이름으로 땅을 갖고 있었다는 차명 토지소유와, 딸들이 아들 없이 세상 떠난 아버지 아호를 회사이름으로 작은 업체를 차려 회사 이름으로 등록한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민정비서관의 비리라하니, 그럼 둘째사위인 그 더러 어쩌라는 것인가? 연좌제 국가도 아니고…, 이건 변명이 아니라‘ 너나 잘해!’ 깜이다.
언젠가 청탁이 먹히지 않았거나, 정무적 판단에 의한 손해를 봤다고 여기는 세력이 기를 쓰고, ‘아니면 말고’로, 처갓집 일까지 파들고는 누구나 했어야 할 그런 일을,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란 넘겨짚기로, 엄청난 정치적 범죄나 부도덕한 일이라 소리소리 지른다면 힘든 세상 아닌가! 하긴 언젠가는 대표적 언론사의 사주를 성추행자로 몰아대려는 ’아니면 말고‘의 악성 엮어대기도 있었지- 모두 내 탓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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