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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대표
얼마 전, 북한은 기습적으로 5차 핵실험을 강행하여 우리나라의 안보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에게는 북핵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고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하다. 필자는 그 패러다임을 안중근의 평화공동체 속에서 찾고자 한다.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 러시아 경찰에 의해 일본 경찰에 넘겨져 뤼순으로 끌려가 재판을 받고 옥중에서 <동양평화론>을 집필하기 시작하였다. <동양평화론>은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의 서양의 침략과 수탈의 국제 정세 속에서 동양이 생존권을 보존키 위해 공동 대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탄생했다.
안중근은 <동양평화론>에서, 동양평화를 영구히 유지하기 위해 극동의 분쟁지인 요동반도의 뤼순을 한국·청국·일본 3국이 공동 관리하는 영세 중립지로 삼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동양인들끼리 서로 침탈하는 행위를 중지하고 서양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동양 3국이 함께 번영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중근 사상의 핵심은 ‘동양평화’, 나아가 전쟁 없는 세계의 평화였다 신앙심 깊은 천주교 신자로서 평화를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지향한 그였지만, 대한제국(이하 ‘한국’)의 국권을 침략한 일본에 맞서서는 무력항쟁을 벌였다. 재판을 받을 당시 안중근의 신분은 그가 스스로 밝혔듯이 ‘의병참모중장’이었다. 때문에 그는 재판을 받으면서 “나를 살인 피고인이 아니라 포로로 취급해야 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이유는 그가 한국의 주권을 빼앗아간 원흉이고 ‘동양평화’를 해친 주범이며, 일본의 침략정책을 실행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하자, 바로 ‘동양평화’ 유지와 ‘한국독립’ 공고화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도리어 한국의 국권을 빼앗아서 한국 국민과 원수가 되었다. 이에 한국 국민들은 일본에게 속은 것을 깨닫고 의병을 일으켜 일본과 ‘독립전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처럼 <동양평화론>은 20세기 초 동양 대세의 관계와 평화 정략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한국·중국·일본이 각기 독립을 견지하고 서로 협력하여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에 공동 대처하자는 이론인 것이다. 그렇다면 안중근은 왜 재판 중 이 같은 평화 방책을 기술하였던 것일까?
그것은 국제 재판의 장을 이용해 일본의 대륙 침략 노선을 동아시아 공동체의 형성으로 전환시키려 하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동양평화의 파괴범이자 저해요인인 이토 히로부미의 죄악상을 고발하며 처단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사적 살해가 아닌, 국제법에 입각한 전쟁행위의 일환으로 거사를 치룬 것이다.
요컨대 오늘날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하는 데 있어서 <동양평화론>을 활용하기 위해선 이상적인 담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논의를 거쳐 그와 같은 방안이 유효한가를 분명히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1990년대의 냉전 해체, 한중 수교, 북핵 위기, IMF 사태, EU 출범, 2000년대의 남북정상회담, 이라크 전쟁, 세계금융위기, 일본의 정권교체 등의 격변기마다 재조명의 대상이 됐다.
이는 <동양평화론>이 현재성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중국·일본 3국은 북한의 핵위협 속에서 극심한 분쟁을 겪고 있어 동아시아의 평화공동체 실현은 더욱 절실하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안중근이 살았던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과거보다 발전한 것은 자명하지만, 주변국과의 갈등 여지가 남아 있다는 사실과 더욱 발전해야 할 필요성이 남아 있다.
한편 우리는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 고려하고 신중하게 외교정책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에서 3발의 총탄이 초대 조선통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의 심장 등에 명중했고 일본 관리 3명도 중경상을 입었다. 의거 후 안중근 의사는 이듬해 세상을 떠났지만, 동양평화를 위한 그의 사상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새로운 평화와 인류행복,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글 : 이창호(李昌虎)
이창호스피치리더십연구소 대표.
안중근 평전(安重根 評傳) 저자.
세계언론평화대상 인권大賞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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