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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란 여인을 기억하는 석등롱과 비석 -
[한국시민뉴스] 김희태 기자 = 여낭터 답사를 마친 뒤 왔던 길로 되돌아와서 어란리 중심지로 향했다. 이곳에서 중심지라 하면 포구를 가르키는데, 이곳에 마을회관을 비롯한 건물이 밀집되어 있다. 이내 주차할 곳을 찾다가 포구 인근에 위치한 노인정에 잠시 주차를 하고, 어란 여인과 관련이 있다는 석등롱과 어란 여인 비석이 어디있는지에 대해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물어봐도 석등롱에 대해서는 마을 사람들도 ‘우리 마을에 그런 게 있나?’라는 금시초문의 반응이었다. 그러다가 마을에 있는 파출소를 들어갔을 때 이곳에서만 살았다는 마을 주민에게 어란 여인 비석의 위치를 알게 되고, 그곳을 방문했을 때 사진으로 봤었던 석등롱 역시 마주할 수 있었다.
- 어란 여인의 비석과 그 위에 위치한 석등롱
어란 여인의 이야기를 기록한 비석
석등롱은 장명등으로 불리는데, 조선왕릉이나 기타 묘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불을 밝히기 위한 용도로 쓰였다는 등기로 이곳에 석등롱이 있는 이유는 당시 여낭터에서 투신했던 어란 여인의 시신을 마을 사람들이 수습해 소나무 숲 안쪽에 묻고 석등롱을 세워 밤마다 불을 밝혀 그 넋을 기렸다고 하는데 지금도 마을 주민들은 어란 여인의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현재 석등롱이 있는 위치 아래로 비교적 최근에 세워진 어란 여인의 이야기를 전하는 비석이 세워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때문에 이곳에 어란 여인과 관련된 여낭터와 석등롱,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제사를 지낸 건물이었다는 당집은 어란리에 많은 이야기거리를 남겨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석등롱, <어란 여인의 넋을 위해 매일 밤 불을 밝혔다고 한다.>
뒷편에서 바라본 석등롱과 어불도.
이곳은 여낭터에 비해서 찾기는 어렵지가 않다. 마을 주민들도 석등롱을 물었을 때는 잘 모르지만, 어란 여인의 비석에 대해서는 잘 알려주기 때문에 어란 여인의 비석을 찾으면, 그 바로 위에 석등롱이 있다고 보면 된다. 마찬가지로 이정표는 되어 있지 않아서, 처음 가면 물어보지 않을 경우 어디로 가야할지 난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란리의 경우 과거 어란진성이 위치하고 있는데다, 이순신 장군의 조선수군 재건의 길이 포함되는 장소여서 어란 여인과 관련된 이정표나 비석 등을 설치해두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어업으로 한창인 삶의 현장과 과거의 이야기가 녹아든 어란리, 고요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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