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 논설실장(공학박사, 기술사)
공공기관 CEO의 부도덕하고도 비상식적인 행태에 박탈감과 모럴해저드가 도(度)를 넘은 것이라는 비판이 공공기관 장들의 낙하산인사들에까지 일고 있다고 한다. 아리랑 TV 방석호 사장의 몰지각한 행태는 공공기관장들의 안이한 업무 행태와 도덕적 해이는 새삼스런 문제가 아닌성 싶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을 통해 공개된 자료를 보면, 방 사장은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전 세계로 생중계하는 업무차 뉴욕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런데 법인카드 사용 내역으로 드러난 행적을 보면 미국 출장에 가족을 동반해 호화·사치 행각을 벌였을 뿐 아니라, 지출결의서 위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첫날에는 철갑상어 전문점 식사비, 체류 기간 리무진 대여, 뉴욕의 명품 아웃렛에서 카드사용, 동네 빵집의 허위 영수증 정산등이다. 이쯤 되면 공무 출장인지 가족 나들이인지 분간하기 어렵고, 심각한 도덕 불감증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다.
나라의 해외 홍보 방송을 잘하라고 기관장에 앉혔더니 세금을 엉뚱하게 쓰다 탄로 난 것이다. 아리랑 TV의 방 사장은 스스로 공직자 비리의 온상 성공사례를 방송을 타고 전 세계로 전송하는데 성공했다는 비아냥도 있다. 그야말로 낙하산비리의 전횡이요 표준화는 아닐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행태가 국격(國格)이 떨어지든 말든 가장 기본적인 양심까지도 저버린 것이다. 언론 보도후 해명이랍시고 내 놓은 것은 남 탓, 뻔뻔한 해명 태도와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실무자의 사무 착오라고 발뺌하는 행태를 보는 국민들의 눈에는 서글프기까지 한다.
방 사장은 스스로 사의를 표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사표를 수리했다. 또한 방 사장의 부적절한 경비사용 의혹을 특별 조사하겠다고 나섰지만 뒤늦은 조사와 당사자의 사퇴만으로 대충 마무리할 일은 아니다.
아리랑 TV 조합원들은 조합원과 국민을 우롱한 방사장에 대한 입장의 성명을 발표했다. 먼저 방 사장은 절대도망 못 간다.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여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문화부장관은 방사장의 사표를 받아들이면 안 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그 대가를 치러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끝으로 방 사장이 데리고 온 모든 인사를 모두 데리고 떠나라는 것과 방 사장의 만행에 동조 묵인한 주변스텝들도 함께 조사하여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방 사장처럼 낙하산인사 논란의 기관장이 임명될 때마다 걱정이 쏟아지는 이유가 딴 데 있지않다. 공공기관장의 선정은 기관내부에서 1~2명 지원자와 외부에서 1~2명자가 지원하여 경합하면서 대부분 형식적인 인사위원회의 면접을 거쳐 그 결과를 주관부처에 보고한다. 최종 결정은 청와대에 보고되어 낙점된다고 한다. 형식과 절차상으로는 누가 보아도 하자가 없고 정당한 절차라고 한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사전에 내정된 인사의 몫이다. 그래서 낙하산인사라고들 한다. 이러한 인물들이 제자리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잘해야 본전이다. 그런데 기관장이라는 커다란 완장을 하나 차게 되면 각종비리의 지적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국회의 관련 상임위에서 국감을 통해 재확인되어 질타를 받기도 한다.
정부의 부처인사청문회에서 보듯이 대부분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들이 계속 등용의 문을 올라선다. 우리나라의 부패지수는 MB정권을 기점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고들 한다. 각종비리, 부패의 백화점 같은 일들이 지금도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문회때부터 한 두번 속이고 통과의례를 거치면 당연시하고 뻔뻔하게아예 위압적이기까지 하는 듯하다. 이래서는 나라가 혼란스러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치가 어지럽고, 경제가 흔들리고, 사회도 젊은 청소년까지도 아들이 아버지를, 아버지가 아들을 살해하는 도덕마저 무너지고 있다.
문체부는 산하 기관들을 모두 조사하겠다고 한다. 문체부로만 그칠 일이 아니다. 말로만 공기관 개혁을 외칠 게 아니다. 감사원이든 범정부 차원이든 공기관장들의 예산 유용 관행과 비리는 없는지 작정하고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부도덕한 기관장이 한 사람뿐이라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한철 보신(補身)이나 하는 자리로 착각하는 낙하산 기관장들을 그냥 두고서는 공공기관 개혁은 공허한 메아리로만 남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