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 논설실장(공학박사, 기술사)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누리과정이 확대되었음에도 추가 비용을 정부가 책임지지 않고 교육청에 떠넘기는 바람에 교육 재정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보육대란의 본질이라고 한다. 걱정했던 대로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대란(大亂)은 현실로 닥쳐왔다. 유치원을 시작으로 보육대란의 시한폭탄이 결국 터진 것이다. 서울·인천 등 전국 교육청과 지방의회 앞에 유치원장·학부모 수백 명이 몰려가 시위를 벌인 것이다.
유치원들은 교사 월급 등 운영비의 70∼80%를 충당해 왔던 지원금이 내려오지 않음에 따라 인건비 지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직격탄을 맞은 유치원은 경기 1117곳, 서울 691곳, 광주 189곳, 전남 117곳이다. 보육대란이 터진 지역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는 25만4000여명에 달한다.
제18대 대통령 선거 새누리당 정책공약 자료집 398쪽에는 “세상을 바꾸는 약속, 책임 있는 변화”란 제목이 있고, 다음 쪽에「국민행복 10대 공약」이 있다. “확실한 국가책임 보육” 글자 아래 “만 5세까지 국가 무상보육 및 무상 유아교육”이라고 쓰여 있단다. 만 3~5살 무상보육인 누리과정을 “국가”가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교육·보건복지·고용노동·여성가족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도 최대 현안의 하나인 “보육대란”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말이라면 실망스럽기 그지없고 서글퍼지기까지 한다. 대선 공약에서 비롯된 대혼란 사태를 “나 몰라라” 하는 격이다. 그 와중에 국민들의 비명과 골병드는 신음소리는 높아만 가는 것 같다.
또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역대 처음으로 직접 회의 주재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미 2년 전부터 말썽이 되어 경고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정치권에서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하고 정부와 정치권, 시·도 교육청, 시·도 의회의 무책임과 무능이 빚어낸 참사라고 한다.
노무현 정부 5년간 10조8천억원이던 재정적자가 이명박 정부에선 98조8천억원으로 불어났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올해 예산과 내년 재정운용 계획대로라면 167조원으로 불어난다. 연평균 33조원의 빚을 내 쓰면서도, 누리과정에 2조원의 예산을 지원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정부가 담뱃값을 올리면서 국세를 신설해 지난해 한 해 동안 추가로 더 거둬들인 세금만 3조6000억 원이다. 이중 1조4000억 원은 지방재정, 1조원은 국세, 1조2000억 원은 건강증진부담금 등으로 지출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1.3명에 불과해 전 세계 평균 출산율(2010~2015년)인 2.5명의 절반에 그쳤다. 169개국 가운데 166위로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1.2명을 기록한 마카오와 홍콩·싱가포르 등 단 3개 나라뿐이다.
세계의 석학들은 출산율이 높아져야만 미래가 있다고들 한다. 이제 막 출산을 했거나 출산예정인 경우를 생각해보면 보육대란은 더 이상의 출산을 막아버려 출산율 세계 꼴찌로 민족의 장래를 싹부터 잘라버리는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와 당선인 시절부터 무상보육에 대한 공약을 강조한 바와 같이 중앙정부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책임 있는 자세로 문제를 해법을 하루빨리 내놓아야만 할 것이다. 세계경제는 물론 국내경제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무상보육만을 국민들은 결코 고집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누리예산의 일부라도 학부모들은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당국은 심도있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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