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 논설실장(공학박사, 기술사)
다사다난했던 을미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해 병신년의 희망찬 아침이 밝아왔다. 바로 4월에는 총선이 있다. 또 조금 더 있으면 대선도 기다리고 있다.
한편엔 수출 1조 달러의 고지에서 12%가 감소했다는 경제문제와 가게부채 1,300조원의 시한포탄, 청년실업 등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정치에는 야당의 분당사태, 여당의 내부갈등 밥그릇 싸움이라는 정치문제가 더욱 국민을 피곤하고 분노하게 하고 있다.
한-일간 위안부 문제의 반쪽 해결, 중국의 태평양 진출 전략에 따른 한-미-일-중의 민감한 외교 갈등 문제, 머리에 이고 가야하는 북한의 예상치 못한 도발적 행태에 따른 대응 등 결코 병신년(丙申年)도 장밋빛 희망만을 노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지난 한해 어떤 것들에는 전혀 희망이 없다는 절망감을 느껴왔고, 실의에 젖기까지도 했다. 국민적 저항 집회까지도 있었다.
남아프리카 부족 중에 바벰바족 사회에는 범죄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한다. 바벰바족에는 범죄가 없다는 놀라운 이유가 있다. 이 마을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나오면 그를 광장 한복판에 세우고 마을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모여들어 그를 둘러싸고 돌아가며, 그가 과거에 했던 미담, 감사, 선행, 장점의 말들을 한마디씩 쏟아낸다는 것이다.
그렇게 칭찬의 말들을 쏟아내다 보면, 죄 지은 사람은 흐느껴 울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면 한 명씩 다가와 안아주며 진심으로 위로하고 용서해준다. 칭찬이 끝나고, 그가 새사람이 된 것을 인정하는 축제를 벌이고 끝을 맺는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거의 없어 이런 축제를 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고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조그만 사회나 5천만이 모여 사는 오늘의 한국사회나 같은 맥락에서 그 단면의 우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한국사회는 다양성과 복합성에서 늘 변화를 추구하여야만 한다. 희망이 없다는 한국에서의 삶은 계속되어야 하기에 우리의 생존 미래를 위해서라도 희망을 만들고 가꾸어내야 한다.
새해는 한-일 간 안보협력 및 경제협력 등 국익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해다. 동북아가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실리적인 외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나라 살림살이의 주된 화두는 오로지 수출이다. 결국 기업들 스스로 제품과 기술의 경쟁력 자체를 높이는 근본적인 생존경쟁에 나서는 길만이 살길이 될 것이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842년 빈 국립 오페라 극장의 악장이었던 오토 니콜라이가 주도하여 설립했다. 필하모닉 악단의 명성은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널리 알려져 있다. 악단의 명성과 성공적인 연주는 지휘자와 단원이 혼연일치(渾然一致)가 되어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위대한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조선 시대에도 벼슬하는 선비들이란 기본적으로 학문에 밝아 글도 잘하고 시도 잘 지어야만 기본을 갖춘 교양인으로 대접을 받았다 한다. 뭇 백성들의 위에서 아랫사람들을 지도하는 애국충정의 지도자라고 했다한다.
오늘의 한국사회에도 옛날과 마찬가지로 인격을 제대로 갖추고 학문에도 어느 정도 조예(造詣)가 있을 때에만 백성들의 지도자가 됨은 매우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30대 초에 당상관에 올라 벼슬로도 남의 지도자가 되는 반열에 올랐지만, 글 잘하고 시 잘 짓는 선비로서도 부족함이 없었고 인격도 높아 임금의 신망을 두텁게 받고 있던 신하였다 한다.
인격과 학문을 두루 갖춘 인물들이 실무능력까지를 지녀야만 국민들이 따라주고 믿어주는 진정한 소통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실무능력에도, 인문학에도, 인격에도 턱없이 부족한 우리의 지도자들을 볼 때 진정 누구를 위한 지도자들인가 생각해 보고 짚고 넘어가야만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