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 논설실장(공학박사, 기술사)
일본의 무사도를 사전에서는 “일본의 무사계층에서 발달한 도덕”이라고 하고 있다. 이는 가마쿠라(鎌倉)시대에서 발달하여 에도(江戶)시대에 유교사상에 뒷받침이 되어 집대성되었다. 봉건 지배체제의 충성, 희생, 신의, 염치, 예의, 결백, 질소, 검약 등을 중시하는 관념적 지주가 되었다 한다. 배신과 음모를 비롯한 온갖 전략과 전술이 난무하고 줄 한번 잘 못 서면 목이 날아가 버리던 그런 혼란스런 시대였다.
무사로서 불의, 비굴, 비겁한 경우 부끄러움을 스스로 목숨을 끓어 자결하는 것이 무사에게 최고의 명예로 삼는 사무라이 정신이다. 이것이 일본의 혼이라 해서 일본을 살린 정신이 된 것이라 한다. 일본 사무라이들의 수양서인 “하가꾸레기끼가끼(葉隱聞書)”에 소개하고 있는 이야기이다.
어느 가난한 홀아비 무사(武士)가 떡장수 이웃집에 살고 있었는데, 떡집에 가서 놀던 무사의 아들이 떡을 훔쳐 먹었다는 누명을 쓰게 되었다한다. 떡장수는 무사에게 떡값을 내라고 다그쳤고 무사는 떡장수에게, "내 아들은 굶어죽을지언정 떡을 훔쳐 먹을 짓은 절대로 할 아이가 아니오."하고 말했다. 떡장수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당신 아들이 떡을 훔쳐 먹는 것을 본 사람이 있다. 그런 소리 하지도 마시오" 하고 떡값을 내놓으라고 계속 몰아 부치자, 무사는 차고 있던 칼을 뽑아 자기 아들을 쓰러뜨리고는 그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 아들이 떡을 훔쳐 먹지 않았음을 입증해 보였다한다.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끔찍한 광경에 놀라 부들부들 떨고 있는 떡장수를 핏발 선 증오의 눈초리로 잔뜩 노려보던 무사는 “살려달라”고 빌고 있는 그를 단칼에 목을 날려버렸다. 떡장수의 목이 땅바닥에 구르는 것을 지켜본 무사는 정좌하고 앉은 채 두 사람을 죽인 그 칼을 들어 자신의 아랫배를 베어 할복해 버렸다는 것이다.
사무라이 정신은 무사들의 정신력강화의 교범이고 도덕경이고, 화랑정신이나 선비정신과는 다르나 일맥상통하는 통치정신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일본에서는 경영자들과 정치가들의 필독서가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지도층의 몰지각과 부패로 얽힌 정치폭력이 사무라이 정신을 퇴색시킨 것이 임진왜란, 2차 세계대전을 불러일으킨 것이라고도 평가하기도 한다.
억지와 부조리, 불합리, 불법, 위장과 은폐 엄폐로 얼룩진 중상모략의 정치사는 필경 악의 무리일 것이고 사탄에 찌든 악의 무리의 행태는 사필귀정으로 언젠가 벌을 받는 것이 지구상 모든 종교의 귀결점이 되고 있다.
지금 일본의 아베정권은 역사의 진실을 망각하고 왜곡하며 일본국민의 올바른 혼을 뭉게 트리며 자신의 영달과 목적을 위해 역사의식을 저버리고 몰락의 길로 치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는 아시아의 제국들과 전 세계의 지성들의 분노를 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우익정치가들, 단체들은 천황제 강화를 주장하며 일본의 혼을 추구한다. 이들은 국제적 문제가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잊을 만하면 계산된 망언들이 튀어나오고 있다. 일부 정치편향의 학계에서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론을 주장하는 보수학파들이 이들의 우익화 논리를 재생산해 내기도 한다.
일본인의 근본정신은 사무라이정신이다. 전후위기극복은 바로 사무라이 정신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살펴 볼 때, 정치인의 역사인식, 우둔하고 어리석은 역사를 도색하듯 감추지는 못할 것이다. 이것은 한 순간이 지나면 퇴색되어지고 이를 순간적으로 넘길 수는 있을지 모르나 진실의 역사는 반드시 밝혀진다. 밤이 아무리 어둡고 아무리 길다고 해도 날이 새기 마련이고 태양은 밝게 비추이게 된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를 기만과 왜곡으로 민중을 속인다 해도 그 결과는 멸망의 길로 걸어갈 것이다. 신은 살아있다. 그들의 전범들을 합장한 야스쿠니신사는 신이 있는 곳이 아니다. 악령이 그들을 지배하면 하늘의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이 이 땅의 진리임을 명심하고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는 가까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