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장 문장수(공학박사, 기술사)
봄철에 나오는 두릅은 미네랄과 섬유질이 풍부해 춘곤증과 무기력 해소에 좋고 비타민A, 비타민C, 칼슘과 인삼 성분인 사포닌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나물의 제왕”이라 불리는 두릅에 대해 “봄 두릅은 금이고 가을 두릅은 은”이라고까지 한다. 봄 드릅은 겨우내 뿌리에 저장돼 있던 영양분이 가지 끝에서 새순으로 맺히기 때문이다.
드릅은 새순이 나온면 이를 꺽어 더운 물에 삶아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어야 그 향을 취해볼 수 있다. 드릅나무는 새싹이 돋을 4~5월 무렵이면 여기저기서 채취한다.
싹은 식물의 씨앗·뿌리·줄기·가지 끝 등에서 돋아난 눈이나 어린잎·가지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아지는 “어린, 어리다”의 뜻이 있다.
우리 속담에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라는 것이 있다. 장차 거목이 될 나무는 씨앗 속에서 처음 싹터 나오는 잎부터 그 징조가 보인다는 것이다. 이 속담에 쓰인 “떡잎”은 거목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것으로 “떡잎” 외에도 흔히 “싹”이 같은 맥락으로 쓰여 지고 있다.
드릅의 새 싹은 드릅나무의 힘찬 기상처럼 생명력이 왕성하여 새순을 따 먹어도 새롭게 돋아난다. 4~5회 정도 따먹어도 계속해서 새순이 나온다. 그러다가는 아예 새 순이 돋아나지를 못하게 되면 그 가지는 매 말라 죽고야 만다.
어린 잎을 가리켜 싹+아지라고 한다. 싸가지는 싹+아지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싹아지(싸가지)가 없다는 것은 다시 풀이하면 싹이 없다. 장래성이 없다는 말이 된다.
특히 “싹”이 사람을 가리킬 때에는 “싹수”로 쓰이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 연계하여 싹수가 “있다”, “보인다”, “없다”, “노랗다”등의 여러 가지로 쓰인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보여준 민의(民意)는 19대와는 달리 국민의 마음을 읽고, 이를 합치(合致)의 정치를 하라는 준엄한 결과라는 것을 명심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20대의 국회에 바라는 민심은 “국회가 본연의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들이 바라보고 염려하는 20대 국회가 봄철 4~5월의 “드릅 싹”처럼 출범 초기에 제 입맛에만 맞는 당리당략에나 빠져 자가당착이라도 되지 않기를 조심스럽게 눈여겨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19대에서 보여준 국회의정활동에 관심도 두지 않고, 반성 없이는 결코 20대 의원의 자격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 그야말로 혁신이 필요하다. 전체라도 바꾸어야 한다. 이제는 원칙에 충실해야만 할 것이다.
국민이 선출한 선량들에게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위임한 이유는 최소한의 권리인 입법자주권을 통해 국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또 제도적·의식적 자정(自淨) 노력을 포함해 실추된 국회의 국민적 신뢰를 만회할 만한 혁신적 대안을 마련해 내놓아야 한다.
20대 국회가 시작되는 초반에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싹아지(싸가지), 싹수”가 없다는 말이 나돌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