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 논설실장(공학박사, 기술사)
환경부는 헌법 제35조와 정부조직법 제40조에 따라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의 보전에 관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1967년 보건사회부 환경위생과 직원 4명으로 공해계로 시작하여 1980년 환경청으로 탄생하게 된다. 1990년 환경처로 승격, 1994년 환경부로 승격되었다. 1998년 내무부 국립공원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 1999년 산림청 야생조수 보호업무가 환경부로 이관, 2007년 국립생물자원관 신설, 2008년 기상청과 환경부 통합 등으로 꾸준하게 성장을 거듭해 왔다.
기존의 환경처가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의 보전과 환경오염 방지업무를 관장해 오기는 하였으나, 주로 타 부처에 대한 업무조정, 지원기능 위주였다. 그러나 독립적인 위치에서 정책을 직접 수립, 집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1994년 12월『정부조직법』을 개정하여 환경부로 승격 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알고 있는 환경부의 탄생배경을 이 시점에서 다시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 대부분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고(故) 박정희 전(前) 대통령은 당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종자돈인 외환부족으로 외국에서 차관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선진국인 채권국들은 한국정부에 외환차관을 조건부로 환경부처 신설을 강력히 요구했다 한다.
시간은 없고 외국차관 없이는 경제개발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박 대통령은 기존의 보건사회부 환경위생과 직원 4명을 바탕으로 조직을 대폭 확대하여 환경청으로 승격했다고는 하나 사실상 신설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국민소득(GNP) 60~70달러인 개도국으로써 경제·산업발전에 대한 어떤 확실한 보장을 할 수도 없었다. 개발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되는 환경문제에 대한 총체적 관리기구인 정부 부처가 없는 국가에는 돈을 빌려주는 일 자체를 거부했던 것이다. 이렇듯 환경부의 탄생은 자의적 상황이 아니고, 지극히 타의적인 상황에서 정치적 국가산업의 경제개발 논리를 위해서 부수적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그 동안 환경부는 국책사업 때마다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 환경보존에 앞장서 왔지만, 개발과 경제논리에 밀려 그 역량의 한계점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같다는 것이다.
MB정권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아젠다로 공포하였다. 그러나 환경의 이름하에 “4대강 살리기”라는 16개의 보를 건설한 대형 토목 댐 공사를 하였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라는 대운하사업인 것이다. 특히, 4대강 사업 추진으로 만성적인 물 부족을 해결하겠다는 주장이 “앞뒤가 뒤바뀐 논리”라는 지적과 4대강 개발의 무모함과 무책임을 지적하는 이유는 이 사업의 실체가 개발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었다.
국토해양부로서는 개발이 주된 임무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환경부는 환경보존이 주 임무이므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4개월 만에 끝냄으로써 환경부는 헌법과 정부조직법이 부여한 임무를 포기했다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선진 외국의 경우 환경부는 정부조직법에 부여된 임무를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성실히 소신껏 이행하는데 우리나라 환경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제 목소리를 내는 듯했지만 종국에는 용두사미 격으로 흘러갔다고 보는 것이다. 환경을 지키라는 헌법과 법률의 규정을 환경부가 지켜내지 못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배신한 것이라는 평가이다.
MBC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와 SBS <와와쇼>는 풍자 코미디이다. 전(前) 대통령들의 성대모사, 시사풍자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는 진행자의 돌연 교체나 프로자체가 하나 둘 사라져 갔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MB정권의 힘은 너무 강했다. 당시에 과학기술부를 통폐합하고, 정보통신부를 통폐합하면서 환경부도 국토부와 통폐합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황에서 환경부의 홀로서기 입지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들이 많다.
지난 4월 22일 뉴욕에서 열린 파리 기후변화협약 서명식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캐나다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거나 존 케리 국무장관 등 조약의 비준 업무와 관련 있는 외교장관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한국은 윤성규 환경부장관이 외교부장관 대신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175개국이 서명했다.
MB정권은 2008년 당시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아젠다로 삼겠다고 전 세계에 공언했지만 실상은 온실가스 발생량은 급증하여 정반대로 나타났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12월 파리 기후변화총회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줄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용인즉, 이를 “원자력발전으로 목표달성”하려 한다는 꼼수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요즘 환경부는 사면초가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중국과의 정보 공유 원칙과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해 제품 인허가와 안전관리는 다른 부처 일이라는 입장 때문이다. 수도권 대기관리 부실로 6,500억원의 예산을 낭비라는 감사원지적과 수도권 대기오염 악화 원인 중 화력발전소 관리 대책 미흡했다는 지적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들 사건은 공교롭게도 모두 환경부와 직접 관련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변화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환경부 손을 떠난 것이다.
환경부의 고유 업무로 인식되던 기후변화 사업인 온실가스,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배출권거래제 등 업무가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로 넘겨진 것이다. 환경부는 기후변화 관련 중장기 전략 수립 등만 담당하는 쪽으로 역할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
아무리 문책성 조치라고 하더라도 한 부처의 고유 업무를 국무조정실로 이관하는 것은 행정 각 부의 독립성과 역할 분담 등을 생각할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들이 많다.
환경부가 추진해야 할 국제환경협약(International Environmental Agreement)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체결되는 양자간․다자간 국제협약으로서 주로 지구적 차원의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국가별 의무 또는 노력을 규정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한다.
현재 170여개의 국제환경협약이 체결되어 있으며 주요한 협약으로는 기후변화협약,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보호협약(CITES), 바젤협약, 몬트리올 의정서, 생물다양성협약, 청정개발체제(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 등이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업무 평가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내부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져서 조직의 안위를 걱정하는 상황이라 한다. 환경부 안팎에서도 주요 업무 중 하나로 꼽히던 기후변화 정책을 경제부처에 빼앗기자 다들 허탈한 표정들이다.
지난 36년 동안 힘없는 부서 아니면, 정치권의 하수인 노릇한다는 놀림을 당하면서 까지도 내공을 쌓아온 환경부의 긍지와 자부심도 한순간에 무너져 버린 것이다. 그동안 환경부는 스스로 정권의 서자가 되어 “미운 오리새끼” 격이 되어 버렸다고 들 한다.
일찌기 선진국에서 외환차관조건의 요구사항에 의해 환경청이 생겨났고, 고도의 경제성장과 산업구조의 발전에 따라 국내의 환경적인 문제가 대두되었다. 국제사회의 압력에 못 이겨 따라가야만 하는 현실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책을 못할망정 고유 업무를 축소하고 이관하는 처사는 후진 개도국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알아야만 할 것이다.
차제에 국제적 안목의 큰 틀에서 환경부를 격상시켜 부총리관할로 국내·외 환경정책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수천조원 규모의 세계환경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기회로 삼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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